겔포스, 잔탁 비교 ​

예전 TV 광고중에 탤런트 노주현씨인가요.. '마음에 탁 드실 겁니다'란 문구로 유명한 GSK의 '잔탁' -

이번에 잔탁 저용량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조만간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할텐데,

함부로 선택하기에는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잔탁의 성분이 라니티딘(ranitidine)이고 H2 억제제며 이런 어려운 이야기들에 앞서,

나라마다 쉽게 생각하는, 혹은 어렵게 생각하는 약들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고류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서양 사람들은 위장약에 대해 좀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지,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할 지 의약품 분류에 차이가 존재할 때가 있죠.

잔탁보다 더 강력한 위장약도 미국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되어 있기도 하고.

이번 의약품재분류는 우리나라 실정보다는 미국 스타일을 더 참조한 경우가 종종 있어요.

어쨌든, 약은 만능이 아니니 잘 알고 드셔야겠죠.

 

일단, 겔포스 같은 짜먹는 형태의 위장약과 잔탁의 기전은 다릅니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살균 및 소화 작용등을 하기 위해 위장벽에서 위산이 나오게 됩니다.

즉 위장에서 분비하는 산성의 물질, 우리가 익히 들어본 '염산'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염산은 강산, 즉 강한 산성이구요, 많은 물질들을 녹일 수 있죠.

위장에서는 음식을 잘게 분해해야 하니까 염산이 포함된 거고.

근데 우리 피부에 상처가 날 때가 있듯이, 위장 속에도 상처가 존재할 수도 있는데

위산이 너무 많이 나와버리게 되면 상처를 건드려서 속이 쓰리다, 아프다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상처가 없더라도 염산을 평소보다 많이 분비해야 할 만큼 특별한 음식을 먹을 때 일시적으로 위산이 과다할 수도 있구요.

 

 

다시, 겔포스와 잔탁을 비교하자면 염산은 산성이기 때문에 알칼리 성분으로 중화시키는 원리가 겔포스처럼 짜먹는 형태의 위장약에 주로 사용됩니다.

산을 제어하므로 이런 약은 제산제라고 부릅니다.  반면에 잔탁은 염산이 안나오게 막아주는 원리구요. 비유를 하자면, 물    넘쳐버리면 바닥에 흐르겠죠.

수건을 이용해 물이 더 퍼지지 못하는 것이 제산제라면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이 잔탁의 원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당연히 효과면에서 보면 제산제가 조금 떨어지겠죠.

수건은 금방 젖어버리고(제산제의 지속시간은 얼마되지 않음)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잔탁 역시 만능은 아닙니다. 물론 너무 위산이 과다하면 제어해 주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사실 그 반대 경우도 속이 아플 수도 있거든요.

위산이 있어야 음식물을 잘 분해할 수 있는데, 만약 위산이 부족하거나 질이 떨어진다면 제대로 그 기능을 할 수 없겠죠.

그러면 가스가 차거나 덜 잘라진 음식이 위장을 자극할 수도 있구요.

우리가 스스로 위장 안을 들여다 볼 수는 없으니까 이걸 위산과다로 오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즉, 위산이 너무 많아도 문제,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됩니다.

위장약은 종류도 다양하고 성분, 작용기전이 다 다르니까 위장이 아플 때는 먼저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잔탁 역시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도 많은 편이고, 부작용도 흔한 편에 속하니까요.

 

입이 즐거운 음식을 먹고 몸이 아픈 것 보다는 먹고 싶은 걸 참고 몸이 안 아픈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요.

너무 흔한 말이지만, 위장을 공격하는 것은 스트레스, 술, 커피, 자극성이 있는 음식입니다.

술먹고 약먹는 것을 감수하기 보다, 적당히 절주, 잔을 탁 내려 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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