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성 비누의 허실

 

전에 아기 비누(신생아 비누)에 대해 포스팅 하고,

시중 아기 바디워시에 대해 제 나름대로 사견섞인 비교를 해보았느데요...

간혹 약산성 비누에 대해 질문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에 따른 제 의견과,

천연비누에 대한 생각도 추가해볼까 해요.

 

견해 1 : 약산성 비누의 효능이 과장된 것이 아닌가

 

우선 '약산성' 비누에 많은 분들이 주목하시는 이유는

우리 피부 겉의 피지막이 생리적으로 약산성 pH 5.5 정도이기 때문인데요,

약산성 피부막이 우리 피부 겉에서 하나의 방어벽처럼 세균 등의 증식을 억제하고, 케라틴 단백 구조도 단단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줘요.

실제 '약산성'이란 화학적 방어벽은 여성 생식기에서도, 엄마의 양수에서도 활용되는 자연 방어방식이예요. 자연 피지막을 약산성으로 지킬 수 있다면 지키는 것이 당연 좋겠죠.

 

그래서 비누의 '약산성'이란 소재는 상업적 광고에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는 듯 합니다.

실제 약산성 비누는 꽤 비싸게 판매되고 있고(개당 만원 이상인듯),

피부 트러블에 간절한 마음으로 구매하시는 분부터, 그저 좋다니 구매하시는 분까지 다양하게 선택하시는 듯 하구요.

 

하지만....'약산성' 비누가 그 비용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조금 생각해볼 문제인 듯 합니다.

관련포스팅에 적었듯 비누의 목적은 '바르고 흡수시키는 것'이 아닌 '세정'이고

세정이란 거품을 내어 피부에 적용한 후 '씻어내는' 동작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알칼리 비누의 세정이 피부 산도를 상승시키고 정상 산도로 되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맞습니다.

예를 들어 pH10의 강알칼리 비누로 목욕시킨 후 피부 pH는 2.5 상승하였는데,

75% 이상에서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한 시간 이상이 걸렸다는 연구보고가 있으며(미숙아는 일주일 이상 걸리기도..),

이 보고에서 중성 비누 사용후 피부 pH는 1 상승하였고 대부분은 1시간 이내에 정상으로 회복하고 6% 정도만 그 이상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기용 순한 비누, 워시 제품들은 약알칼리 내지는 중성이기 때문에(잘 숙성된 천연비누 역시 약알칼리에서 중성)

비누를 그대로 피부에 문지르기보다는 물과 함께 거품을 내어 피부에 적용한다고 생각해볼때 거의 중성과 가까운 산도일 가능성이 크며, 비누 세정 후 발라주는 보습제 또한 피부 산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누의 산도가 정상 피부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격과 비례하여 높다고는(어느정도의 영향력은 있겠지만) 생각되지 않습니다.

 

다만, 바르는 로션이나 오일의 잔존물 외에는 크게 씻어낼 지성 오염물(기름때)이 없을 어린 아기들의 경우과도하게 잦은 세정은 계면활성제로 인하여 정상 피지막(기름비슷한 성분이므로)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 하지 않으며 이는 약산성이든 약알칼리성이든 모든 비누(천연비누도 마찬가지)에 해당합니다.

특히 기저귀발진이 잦은 아기들의 경우 분변의 알칼리성과 효소들에 의해 무너진 피부장벽에

잦은 세정과 물티슈 사용은 피하셔야 하며, 비누에 들어있는 각종 성분들에 의해 추가적인 자극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피부의 산도에만 신경쓴다면, 비누세정 후 사용하는 스킨케어 제품이 더 영향력이 클 것이며,

아이들에게는 물티슈 사용 역시 영향력이 있겠지만, 엄청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건강한 아이들의 경우 피부의 정상 복원력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물론 평소에 유해하지 않은, 자극적이지 않은 대체로 '좋은' 제품을 사용하여 피부 건강을 지키는 것이 좋겠지요.

 

상업적인 광고전략으로 사용되는 '비누의 산도를 약산성으로 맞추어 피부 면역력을 지킨다'는 말이 일리가 있어보일수 있지만 보통의 피부는 중성~약알칼리 정도의 비누를 물과 함께 사용하였을때도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정상 피부 산도로 돌아오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실은 피부 산도 자체의 문제가 아닌,

피부 산도를 회복하지 못하는 복원력, 회복력 저하의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비누 사용 단일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한 식생활, 생활습관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랍니다.

이런 점에서 약산성 비누에 대한 효능은 어느정도 과장과 상술이라고 생각을 하구요,

다음 견해에서 시중 유명한 약산성 비누 성분에 대한 사견을 써보겠습니다.

견해2 : 시판되는 약산성 비누

 

우선 약산성 비누로 꽤 유명해보이는 제품이 '누스킨 바디바'더군요.

(특정 제품을 겨냥하여 쓰려는 의도는 없는데 딱히 다른 제품 중엔 이정도 인지도를 가진 제품이 없는 듯 해요)

누스킨 바디바의 성분을 분석해보면

세정성분(계면활성제) - 소듐코코일이소치오네이트, 소듐이소스테아로일락틸레이트

보습성분 - 세틸알콜, 소듐PCA, 호호바오일, 소듐락테이트, 글리세린

기능성 성분 - 알로에잎추출물, 토코페릴아세테이트, 알란토인(민감성), 트리클로카반(살균보조제, 정균제), 락틱애씨드(각질제거)

방부제 - 이소부틸파라벤, 이소프로필파라벤, 부틸파라벤

pH조절 - 락틱애씨드, 소듐락테이트

점도증가 - 덱스트린, 폴리아크릴아미드

 

계면활성제는 자극이 적다고 하는 코코넛 추출 천연유래계면활성제를 사용하였습니다.

계면활성제를 빼고 성분을 보면 웬 화장품 성분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보습성분이 많이 들어가있어요.

보습성분이 많이 배합되어있어서, 씻은후 뽀득거리지 않을거고, 거품도 풍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요. 약산성효과는 락틱애씨드, 소듐락테이트가 내고 있는듯하구요,

이 제품을 비누형태로 단단하게 하기 위해 덱스트린와 폴리아크릴아미드가 쓰인듯 한데...

이 중 폴리아크릴아미드는 발암성으로 유해논란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해논란이 많은 파라벤 삼총사....그리고 향료.....

트리클로카반이라는 성분은 살균보조제로 그람양성균(포도상구균 등..그리고 여드름균)에 효과가 있다고 해요. 다이알 항균비누가 예전에 여드름 비누로 엄~청 유명했는데 이 성분이 배합되었죠..

누스킨바디바가 모낭충에 효과가 있다고도 광고하던데...약산성 효과라기보다는 이 성분의 효과로 보아야할 것 같아요.

 

요 비누의 장점은 보습력과 자극적이지 않은 세정성분이랍니다.

하지만 단점은 부족한 세정력과 유해논란이 있는 화학물질들의 배합, 성분에 비해 높은 가격입니다.

 

평범한 보통 피부의 아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방부제와 향료, 정균제의 사용이 걸립니다.

(개인적으로 돌 이전의 아기에게는 비추천입니다. 이 시기 잦은 세정 자체가 추천되지 않지만요)

물론 이 정도 성분과 약산성의 산도 조절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가격대비' 기대하는 효과에 있어서는 별로인 듯 합니다.

더더욱이 온라인상에 때로 '먹어도 된다는' 유언비어처럼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놀라운 마케팅입니다..ㅡ.ㅡ; 천연비누도 절대 먹어도 되는 것 아닙니다...;;)

 

피지오겔클렌져(정제수, PEG-75, 세테아릴알코올, 디소듐포스페이트, 디소듐코코일이세치오네이트, 메칠파라벤, 시트릭애씨드, 부틸파라벤프로필파라벤, 향료)의 경우 액상이지만 약산성인데 비슷한 조성을 가지면서 가격대비 좀 더 오래사용할 듯 하므로...고체비누라는 희소성 외엔 가격경쟁력이 없는듯 합니다. (약산성 고체비누는 많지 않지만 액상비누는 많아요..)

아토피 아이에게 사용하기에도 아주 이상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보습력을 강화했지만...요 다양한 성분들 중 화학적 자극을 가할 가능성도 있어 아이마다 적응력이 다르겠고, 정균제의 사용에 대한 것도....아이마다 필요성과 효과가 다르겠습니다.

여드름 피부의 평소 화장을 하는 성인 여성의 경우엔 세정력이 걸리구요(1차 세정이 필요할 듯 합니다), 1차 세정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메이크업 잔존물로 인한 피부트러블 우려가 있습니다. 1차 세정 제품을 무얼 사용하느냐에 따라 약산성 효과는 좌지우지되구요..

 

결론적으로 '약산성'이라는 산도에 집착하다보면, 비누 본연의 역할인 세정력 문제와

비누화가 아닌 계면활성제(천연 유래 계면활성제라 할지라도)를 조합하여 만들며,

그 와중 보존과 경도유지를 위해 들어가야 하는 여타 성분들이 있기 때문에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닐거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비누화제품이 다 좋으냐...하면 꼭 그건 아닙니다.

시판 합성비누 역시 비누화제품(보통 팜유 사용)역시 비누화제품이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상하지 않게 하기위해 보존제가 들어가고, 딱딱함 유지를 위해 안정제 등..

그리고 부차적인 세면효과와 원가절감을 위해 합성계면활성제 역시 첨가하기 때문에

강알칼리인 경우가 많으며, 이롭지 않은 성분 역시 피할 수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시판 비누 중에서도 계면활성제 비누 있습니다.

중성비누 도브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요, 향료나 각종 합성 보습성분과 피부보호성분이 들어가며,

마찬가지로 천연유래계면활성제를 사용했으며 젖산, 과일산으로 산도를 중성으로 맞추었습니다.

가격은 다른 산성비누보다 저렴한 듯 하네요.

 

견해3 : 계면활성제 없는 비누는 없다

세정 제품의 유해논란에서 계면활성제라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거고,

그래서 계면활성제가 나쁘다...라고 알고계신 분들도 간혹 있으시던데

'계면활성제'가 나쁜 것이 아니라 '합성'계면활성제가 나쁜거랍니다.

천연비누 역시 전통적으로 이용해오던 계면활성제예요..^^

 

계면활성제의 의미가 물과 기름의 경'계면'을 무너뜨려 씻어낼 수 있도록 활성화시킨다는 의미로

물에도 친하고, 기름에도 친해서 둘 다에 섞일수 있는 물질을 이용하는데요,

이 성질때문에 기름때를 지우는 세정효과를 낼 수 있고, 없으면 비누가 아니겠죠.

즉, 계면활성제 없는 비누는 없습니다...천연비누 역시 천연유지를 사용하여 비누화작용으로 계면활성제를 만들어내는 거구요.

 

전통적인 '비누'는 각종 지방산에 강알칼리성 물질을 반응시켜, 글리세롤과 지방산염(비누작용)으로 만드는 것인데요 전통적으로 만든 천연비누는 카르복시산을 활성기로 가집니다.

이 비누는 딱딱하지 않고 잘 무르며 거품이 쉽게 꺼지기 때문에, 게다가 종류에 따라 원료의 단가가 높기 때문에, 단점 극복을 위해 소위 '합성세제'라고 하는 '합성'계면활성제가 만들어졌는데

석유에서 추출해내는 과정에 독성이 강한 약품들이 쓰이고, 강한 세정력으로 피부의 피지까지 씻어내며, 무너진 피부 장벽으로 작은 분자의 다른 유해물질들(세정제에 사용된 성분들)을 침투시킬 수 있어....결론적으로는 좋지않습니다.

하지만 천연비누보다 가격이 와방 저렴하기 때문에....세탁세제, 주방세제, 비누 등에 다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며 엄청난 세정력과 침투력이 있기 때문에

피부에 줄줄줄 흐르는 기름이 문제일때, 두꺼운 메이크업을 지울때

또는 비누의 특별한 유효성분을 침투시킬 때엔 일시적으로 장점인 면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피부에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특별한 경우 일시적으로는 사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계면활성제 없는 비누는, 계면활성제 아닌 비누는 없습니다.

 

견해 4 : 그럼 어떻게????

 

이렇게 쓰고 나니...뭔가 혼란만 가중된듯한...;;

약산성 비누도 뭐 특별한거 없다,

합성 비누는 안좋다,

천연비누도 계면활성제다,

합성계면활성제도 경우에따라 순기능을 갖는다..

그럼 뭐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제가 꼭 포스팅에 포함하고 싶은 메세지가 정답이 없다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떠오르셨다면 성공입니다..;;

뭐냐면....어떤 제품도 모두에게 좋은 제품은 없고, 어떤 제품도 모두에게 나쁜 제품은 없다는 겁니다..

물론 대체적으로 좋은 제품, 대체적으로 나쁜 제품은 있겠지만

그 좋다, 나쁘다 하는 게 몇 사람의 평이나, 어떤 유효물질이 들었다는 광고 등에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건 본인의 상태이고, 본인의 상태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크게 기름때 세정이 필요하지 않은 아기 피부에 잦은 세정은 자극적이고, 피부 정상 면역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어 좋지 않다....

이건 대부분의 돌 이전 아기들에게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때로 필요에 의해 오일이나 유성베이스의 화장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실 테고,

유성 잔존물이 피부에 끼어 산패되어 자극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모든 스킨케어제품이 단가 상 피부친화력이 큰 훌륭한 오일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며, 적용하는 아이 피부도 다양하기 때문이지요)

계절에 따라 피지 과다분비에 의한 피부 트러블을 겪는 아이, 머리의 냄새를 겪는 아이도 있을겁니다.

그런 경우에 적당히 순한, 그러면서 세정력이 적당한 세정이 필요하며, 세균에 의한 경우 항균성분이 배합되어있을때 순기능이 역기능보다 더 작용할 가능성이 클 수 있습니다.

혹은 발적이나 염증성 변화가 잘 일어나는 피부의 경우 배합된 항염작용이 충분히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저귀발진 같은 경우 알칼리성 변화가 피부를 자극하는 경우가 크기 때문에 약산성 케어, 약산성 물티슈가 도움을 주는 면이 있을겁니다.

하지만 기저귀발진이 알칼리성 변화보다는 '자극'에 관한 문제가 크다면 뭐든 자극이 되는 성분이 악화시킬 수도 있구요.

 

실생활에서 적용하시려면 괜찮다 싶은 제품의 성분을 살펴보시고,

크게 자극성있거나 유해할만한 성분이 최소화되어있으면서 아이 피부 상태에 도움을 줄만한 몇 가지 제품을 선정하시고

샘플로 일주일 정도 사용해보시고 결정하시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피부 재생 주기가 한달 이내이기 때문에 피부트러블 범위와 종류에 따라 한달정도 사용해보아야 하는 경우도 있구요)

 

간혹 아기 피부가 이런데 이런 세정제 괜찮을까요...하는 질문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사실 저도 모릅니다...ㅠ.ㅠ 일반적으로 이럴 것으로 생각한다는 가정일 뿐이지요.

그저 평범한 아이는 이럴 가능성이 큽니다...라는 제 생각일 뿐...정답은 없습니다.

앞으로 스킨케어 제품이나 물티슈 등에서도 포스팅 하려고 해보는데....

몇 번이나 쓰다가 삭제하곤 했던 이유가 이러한 이유도 있답니다...^^ 어려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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